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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전 경제

NAIRU (비가속 인플레이션 자연실업률) 뜻 실업률이 낮아지면 왜 물가가 튀는가?

by 3분전등록 2025. 4. 18.

요즘 경제 뉴스에서는 실업률이 낮다는 말과 동시에 금리 인상 얘기가 함께 나옵니다. 왜 고용이 늘어나면 물가가 오를 수 있는 걸까요? 이 질문에 정면으로 답하는 개념이 바로 NAIRU입니다. 비가속 인플레이션 자연실업률(Non-Accelerating Inflation Rate of Unemployment)의 약자이며, 현대 통화정책의 핵심 틀 중 하나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NAIRU의 개념, 등장 배경, 중앙은행이 이 수치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그리고 이 개념에 대한 현실적 한계까지 깊이 있게 다루어 보겠습니다.

NAIRU란 무엇인가?

NAIRU는 경제학에서 ‘물가상승률을 가속시키지 않고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실업률’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실업률이 이 수치 이하로 내려가면 임금이 급격히 오르기 시작하고, 그 결과 물가도 빠르게 오르게 되는 고물가 환경으로 진입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개념은 단순히 자연실업률 개념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물가 안정이라는 목표와 실업률 사이의 균형점으로 제시된 수치입니다. 이 때문에 각국 중앙은행은 공식적으로는 발표하지 않지만, 내부적으로 NAIRU 수치를 추정하고 이를 기준금리 결정에 활용합니다.

개념을 쉽게 이해해 보기

  • 실업률이 높을 땐, 기업이 노동자에게 높은 임금을 줄 필요가 없습니다.
  • 실업률이 낮아지면, 구직자 수가 적어져 기업이 임금을 올려야만 채용이 가능합니다.
  • 높아진 임금은 곧 기업의 생산비 증가 → 가격 상승 → 인플레이션 발생으로 이어집니다.
  • 이때 기준선으로 작용하는 실업률이 바로 NAIRU입니다.

NAIRU는 누가 제시했나?

이 이론은 1970년대 프리드먼과 펠프스의 비판적 시각에서 발전했습니다. 당시 필립스 곡선은 실업률을 낮추면 물가가 오르고, 실업률을 높이면 물가가 내려간다는 단순 반비례 관계를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현실적 충돌 앞에서 이 이론은 무너졌고, 대신 ‘기대 인플레이션’을 포함한 새로운 모형이 필요해졌습니다.

그 결과 등장한 것이 바로 NAIRU 개념입니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반영된 상황에서 실업률이 특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물가는 통제 불가능하게 가속될 수 있다는 점을 정량화한 것입니다.

중앙은행은 NAIRU를 어떻게 활용하나?

예를 들어 미국 연준(Fed)은 고용지표가 너무 좋아지고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낮아질 경우, 물가가 튈 가능성을 우려하여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인상합니다. 이 판단의 기초에는 내부적으로 추정한 NAIRU 수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NAIRU가 4.0%로 추정된다면, 실업률이 3.6% 수준까지 내려왔을 때는 물가가 급등할 수 있는 구간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고 긴축정책을 고려하게 됩니다.

한국의 상황은?

한국은행은 NAIRU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3.5% 내외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조적 실업과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을 고려할 경우 이 수치는 다르게 작용할 수 있으며, 통계적 계산보다 정책적 판단이 더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NAIRU의 한계점

  • 정확한 수치가 고정되지 않고 시기마다 달라짐
  • 임금과 인플레이션 사이의 관계가 시대에 따라 약해질 수 있음
  • 고용의 질(비정규직, 자영업, 초단기직 등)에 따라 정책 판단이 왜곡될 가능성
  • 경제주체의 기대 인플레이션 반응 속도, 글로벌 공급망 영향 등 외생 변수에 취약

정책 결정자에게 시사점

NAIRU는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물가와 고용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숨은 기준선’입니다. 정책 결정자는 이 수치를 기반으로 금리와 재정정책의 타이밍을 조율하고, 인플레이션 기대를 제어하는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NAIRU 수치에 의존할 경우, 지나친 긴축이나 확장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다양한 거시변수와 함께 균형 있게 분석해야 합니다.

NAIRU는 경제의 속도 제한선과 같은 개념입니다. 고용이 아무리 중요해도, 속도를 너무 높이면 오히려 불안정한 물가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반대로, 지나치게 속도를 줄이면 경기 둔화와 실업이라는 또 다른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물가와 고용이 동시에 흔들리는 시대에는, 중앙은행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한 필수 개념으로 NAIRU를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