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기업이 제조공장을 어디에 둘지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했던 기준은 ‘비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이제는 ‘어느 나라와 안정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신뢰할 수 있는 외교 동맹국과만 거래하거나 생산거점을 구축하는 전략이 바로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입니다.
이 개념은 단순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넘어서, 외교·안보·경제 전략이 융합된 새로운 글로벌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프렌드쇼어링의 정의, 배경, 실제 적용 사례, 그리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까지 구체적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프렌드쇼어링이란 무엇인가?
프렌드쇼어링은 기업이나 국가가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우호적인 국가들’과만 무역과 생산거래를 진행하는 전략을 말합니다. 이는 리쇼어링(생산기지를 자국으로 다시 가져오는 전략)보다 유연하면서도, 오프쇼어링(비용절감 목적의 해외 이전)보다는 정치적 안정성을 우선하는 구조입니다.
프렌드쇼어링은 2022년 미국 재무장관 재닛 옐런이 처음 공식 언급하면서 세계 경제 전략의 주요 키워드로 부상했습니다.
왜 프렌드쇼어링이 부상했나?
- 미중 갈등의 심화로 중국 의존도가 리스크로 전환됨
-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불안정성 증가
- 팬데믹 이후 공급망 붕괴 경험 → 복원력 강화 필요
- 안보와 경제가 분리되지 않는 시대의 등장
이러한 요소들로 인해 공급망 전략은 단순한 생산 효율이 아닌, ‘정치적 신뢰’와 ‘안정성’ 기반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프렌드쇼어링 사례
- 미국 반도체법(CHIPS Act): 대만, 일본, 한국 등 우방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 EU: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인도·동남아 등 ‘친서방 국가’로 조달처 다변화
- 한국: 배터리 원료를 중국 대신 호주, 인도네시아, 캐나다 등지에서 조달하는 구조로 전환
- 일본: 동남아 우방국과의 제조 협력 확대 및 중장기 공급망 공동 전략 추진
경제적 영향 — 장점과 단점
장점:
- 지정학적 리스크 최소화
- 우방국 간 신뢰 기반의 장기계약 가능
- 국가 단위 산업 전략과 연계 가능
- 공급망 복원력 강화
단점:
- 비용 상승: 효율성보다 안정성 우선 → 단가 상승
- 공급처 다변화가 쉽지 않음 → 특정 품목은 대체국 부족
- 외교 변화에 따라 전략 수정 필요
프렌드쇼어링과 한국의 기회
한국은 미국, EU, 일본 등 주요 경제 블록과 안정적인 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반도체, 배터리, 친환경 산업 등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프렌드쇼어링 체제에서 중심축 역할이 가능합니다.
특히 광물 조달, 반도체 소재, AI 서버 구축 등에서 ‘신뢰 가능한 파트너’로서 전략적 가치가 계속해서 상승 중입니다.
투자자와 기업이 주목해야 할 것
- ‘프렌드 국가’ 간 기술 협력 및 공동 투자 기회
- 중국 중심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업종의 구조 조정 여부
- 한국이 중심이 되는 글로벌 공급 재편 시, 수혜 산업 분석 필요
- 국가별 정책 자금, 세금 혜택, 무역 협정 구조 이해 필요
프렌드쇼어링은 단순한 산업 트렌드가 아닙니다. 이는 세계 경제의 구조가 ‘비용 중심’에서 ‘신뢰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전략적 흐름입니다.
앞으로의 경제는 기술이 아니라 신뢰, 속도가 아니라 복원력, 시장 크기보다 안정성이 우선시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프렌드쇼어링은 바로 그 전환점에서 중심에 있는 개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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